유클리드의 원론(Elements)는 한마디로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고 있는 수학 교과서의
원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19세기까지 원론을 번역하여 그대로
교과서로 썼습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발행된 책이라고도 합니다.(첫번째는 성경)
원론은 당시 (고대 그리스)의 수학을 집대성하였다고 할 수 있는데
기본적인 가정 (공리, 공준) 으로부터 출발하여 차근차근 명제들을 증명해나가는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그것이 이후의 수학 책들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수학 책이 재미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클리드는 기원전 300 년 경의 사람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원론은 모두 13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론의 제 1 권 앞부분의 내용을 발췌해서 옮겨보겠습니다. 머리말은 없습니다..
정의(23개)
1 . 점은 부분이 없는 것이다.
2 . 선은 폭이 없는 길이이다.
3 . 선의 끝은 점이다.
4 . 직선이란, 그 위의 점에 대해 한결같이 늘어선 선이다.
5 . 면이란 길이와 폭만을 갖는 것이다.
6 . 면의 끝은 선이다.
7 . 평면이란 면이며 직선이 그 위에 한결같이 놓인 것이다.
8 . 평면각이란 한 평면 위에서 서로 만나고 일직선이 되지 않는
두 선 사이의 기울기이다.
9 . 각을 낀 두 선분이 직선이면 그 각을 직선각이라 한다.
10. 한 직선이 다른 직선과 만났을 때 이루어지는 이웃한 두 각이 서로
같으면, 같은 각을 각각 직각이라고 하고, 이 때 한 직선을 다른 직선에
대하여 수직이라고 한다.
11. 둔각이란 직각보다 큰 각이다.
12. 예각이란 직각보다 작은 각이다.
13. 어떤 것의 끝을 경계라 한다.
14. 도형이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경계에 의해 둘러싸인 것이다.
15. 원이란 그 도형의 내부에 있는 한 정점으로부터 곡선에 이르는 거리가
똑같은 하나의 곡선에 의해 둘러싸인 평면도형이다.
16. 그리고 이 정점을 원의 중심이라고 한다.
17. 원의 지름이란 원의 중심을 지나고 원주의 양 끝에서 끝나는 직선이며,
또한 이 직선은 원을 이등분한다.
18. 반원이란 지름과 그 지름에 의하여 잘린 원주로 둘러싸인 도형이다.
19. 직선도형이란 직선에 의해 둘러싸인 도형이며, 세 개의 직선으로 둘러싸인
도형을 삼각형, 네 개의 직선으로 둘러싸인 도형을 사각형, 네 개 이상의
직선으로 둘러싸인 도형을 다각형이라 한다.
20. 삼각형 중에서, 정삼각형은 세 변의 길이가 같은 것이고, 이등변삼각형은
두 변만 같은 것이고, 부등변삼각형은 세 변이 같지 않은 것이다.
21. 그리고 삼각형 주에서 직각삼각형은 한 각이 직각인 것이고, 둔각삼각형은
한 각이 둔각인 것이고, 예각삼각형은 세 각이 예각인 것이다.
22. 사각형 중에서 정사각형은 등변이고 각이 직각인 것이고, 직사각형은
등변이 아니지만 각이 직각인 것이고, 마름모는 등변이지만 직각이 아닌
것이고, 또한 평행사변형은 맞변이 같고 맞각이 같지만 등변이 아니고 직
각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외의 사각형을 부등변사변형이라 한다.
23. 평행선이란 동일 평면 위에 있고 어느 방향으로든지 무한히 연장해도 절대
만나지 않는 두 직선이다.
공준: 다음의 것들은 미리 요청되어 있다고 하자.
1. 임의의 점으로부터 임의의 점에게로 직선을 긋는 것.
2. 유한의 직선을 계속 곧은 선으로 연장하는 것.
3. 임의의 중심과 거리를 가지고 원을 그리는 것.
4.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는 것.
5. 하나의 직선이 두 직선과 만나서 같은 쪽에 두 직각보다 작은 안각을 만들 때,
이 두 직선을 한없이 연장하면 두 직각보다 작은 각이 만들어지는 쪽에서 만나는 것.
공통개념(공리)
1. 같은 것에 같은 것은 서로 같다.
2. 같은 것에 같은 것을 더하면 그 전체는 서로 같다.
3. 같은 것에서 같은 것을 빼면, 나머지는 서로 같다.
4. 서로 겹치는 둘은 서로 같다.
5. 전체는 부분보다 크다.
명제1 - 주어진 유한의 직선 위에 등변삼각형(정삼각형)을 만드는 것.
(증명)
명제2 - 주어진 점을 끝점으로 하고, 주어진 직선과 같은 직선을 긋는 일.
(증명)
...
명제15 - 두 직선이 서로 만날 때, 서로 같은 맞꼭지각을 만든다.
(증명)
...
명제29 - 한 직선이 평행선과 만나서 이루는 엇각은 서로 같으며, 동위각은 서로 같고,
동측내각의 합은 두 직각과 같다.
(증명)
...(48개)
유클리드의 원론 제2권은 '기하학적 대수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내용들이며,
두개의 정의와 14개의 명제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명제1부터 명제10까지는 간단한 대수법칙을 기하학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음 대표적인 명제를 통해 제2권에 있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겉보기에 문장들은 복잡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하고 잘 알고있는
대수적인 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명제 2-4 한 선분이 임의로 잘렸을 때, 전체 위에 선 정사각형은 부분 위에 선
정사각형들과 잘린 선분으로 만들어진 직사각형의 두배와 같다.
이것을 지금 쓰는 수식으로 고치면 다음과 같습니다.
(a+b)2=a2+b2+2ab
이것은 중학교 수학과정에 나오는 전개식인데 유클리드는 대수적인 표현이
아니라 순수한 도형의 넓이로서 이 문제에 접근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큰 정사각형의 넓이는 작은 두 정사각형의 넓이와 합동인 두 직사각형의 넓이
의 합과 같다고 말하고 있는데 제2권의 내용은 대부분 이런 것들입니다.
마지막 명제는 코사인 제2법칙과 일반다각형의 면적을 구하는 내용입니다.
3권 이상의 내용은 여기서 모두 다루기 힘드므로, 여기까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럼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란 어떤 학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유클리드 기하 (Euclidean Geometry) 는 유클리드가 만든 기하라는 뜻만은
아닙니다. 직관적으로 본다면 유클리드기하는 '평면' 을 염두에 두고 만든
기하입니다. 구면이나 말안장면과 같은 휘어진 면에서는 유클리드 기하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평면에서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삼각형의
크기에 관계 없이 180도인데 구면에서는 그 합이 180도보다 크며 게다가
큰 삼각형일수록 그 값은 더 큽니다.
(물론 구면에서의 삼각형의 변은, 면을 따라 최단거리인 호입니다.)
유클리드기하와 비유클리드 기하가 갈라지는 곳은 "평행선의 공준" 이라고
불리는 제 5 공준에서부터입니다.
유클리드의 제 5공준: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고 그 직선과 평행한 직선은
오직 하나이다.
이것이 성립한다는 가정하에 이론을 전개해 가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가 됩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공준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다른 공리나
공준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정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무
리 연구를 해도, 다른 것으로부터 끌어낼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평행한 직선
은 하나밖에 그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른 쪽으로 생각을 하기 시
작했습니다. 혹시 유클리드의 제 5공준이 증명이 불가능한 사실이면, 그렇지
않은 세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발상을 하였습니다. 즉, 평행선의 공준 대신
한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고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한개보다 많다.라는
가정하에 이론을 전개해도 모순이 없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기하학도 나름대로
쓸모가 있습니다. 또, 한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고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없다.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 좀 다른 가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리하여 탄생한 학문이 리만기하학입니다. 평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지구
표면과 같은, 혹은 말 안장과 같은 곡면을 다루는 것입니다. 그런 곡면에서는
유클리드의 제 5공준이 맞지 않습니다.
지구와 같은 표면에서는 평행한 직선이 없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크며, 말 안장 같은 곡면에서는 평행한 직선이 무수히 많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작아지는 등 유클리드의 원론에 맞서는 성질들이 발생합니다.
이런 리만기하학 이래 비유클리드 공간을 다루는 기하학을 비유클리드 기하학
이라고 부릅니다. 즉, 평행선의 공준을 부정함으로써 만들어진 기하학을 비유
클리드 기하학이라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비유클리드기하학의 등장은, 평행선
의 공준, 나아가 유클리드기하학, 더 나아가 수학 전체의 절대적 진리성을
부정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가 바로 이
리만 기하학을 바탕으로 탄생함에 따라 중요한 학문으로 대두됩니다.
우주의 구조를 연구하는 우주론이라는 분야에서는 비유클리드기하학이 중심이
됩니다.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했던 사실을 부정함에서 새로운 학문이 탄생한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도 현재의 진리들에 대해 의문을 품어보지 않을래요?
출처 : http://kin.naver.com/open100/detail.nhn?d1id=11&dirId=1113&docId=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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